top of page

언어를 뛰어넘는 은혜 (8/14/2022)


올해로 제가 미국에 온 지 18년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오기 위해 대학 4년 내내 새벽반 영어 학원을 다녔습니다. 힘들었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으로 준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2004년, Claremont 신학대학원에 입학 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영어에 자신감이 생긴 후, 드디어 대학원 첫 수업을 마치고 든 생각은 ‘아...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였습니다. 토플은 그저 대학원 공부를 위한 첫 걸음일 뿐이었고, 본격적인 신학 대학원 공부는 저에게 또 다른 부담과 도전이었습니다. 영어 공부를 좋아했지만, 막상 대학원 수업과 공부는 완전히 다른 문제였습니다. 그래도 주저하고 있을 수 만은 없으니, 미국에 올 때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길을 열어 주실 줄 믿고 부지런히 공부했습니다. 한 주에 읽어야 하는 독서량이 어마어마했는데, 읽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숙제를 하고, 미국 친구를 찾아가 틀린 문법과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교정 받으면서, 쓰는 능력도 익숙해져 갔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수업이 있을 때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을 했습니다. 한국말로 해도 어려운 신학적인 문제들을 영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 만으로도 두려웠습니다. 매 학기 두려운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며 학업에 임했고, 하나님께서는 제가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습니다. 몇 해 전, 미국교회 담임 목사님께서 급하게 팔목 수술을 받으셔야 했기에, 주일 설교와 예배 전체를 맡게 된 적이 있습니다. 신학대학원 첫 학기가 생각 났습니다. 큰 두려움이었지만 매 시간 열심으로 임했던 그 마음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책임져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드디어 주일 예배가 시작되고, 준비한 대로, 경험한 대로 예배를 인도하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예배 후 마지막으로 나가시는 성도님들과 악수를 나누고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한 가지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목회는 언어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교인분들은 저의 서투른 영어 설교도 은혜로 받아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수고했다고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미국에 오기까지 언어만 열심히 준비했던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관계와 소통으로 목회의 새로운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마음이 전달될 수 있는 목회자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값지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미국 와서 영어 때문에 민망할 때도, 때로는 부끄러울 때도 많지만, 목회 만큼은 언어를 뛰어 넘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어와 세대를 뛰어 넘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중심을 보시는 주님이 함께 하시면, 우리가 나누고 베푸는 사랑의 언어가 무엇보다 귀하고, 값지다는 것을 깨닫게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조회수 1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