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부터 교회가 활기가 돌았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에 있을 바자회 준비로 여선교회 회원분들이 금요일 오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우리가 흔하게 먹는 김치는 사실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만 만들어집니다. 배추를 잘라 소금에 절이고, 김치 속 재료들을 일일이 다듬고 준비해야 합니다. 절인 배추를 물로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리고, 찹쌀 풀도 미리 만들어 식혀 놓아야 합니다. 어느 과정 하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한두 포기 해 먹는 거야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100포기의 김치를 담그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임을 알면서도, 여선교회 회원분들이 불평 없이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 감사한 마음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 나왔습니다.
어렸을 때, 교회에서 주일 친교를 위해 김치를 담그는 날이 있었습니다. 남선교회, 여선교회 할 것 없이 교인들이 총동원 되어 거의 하루 종일 김치를 담그고, 마지막은 잘 삶은 돼지고기 수육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 때를 다시 한번 회상해 보면, 친교를 위한 김치 담그기가 목적 이었지만, 결국은 교회의 모든 성도들을 위한 배려와 사랑이었습니다. 그 때 교회에는 주일에 교회로 오셔야 제대로 된 식사를 겨우 하실 수 있는 분도 있었고, 주중에 부모님이 일하시느라 바빠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들이 교회의 주일 점심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이민 교회에서는 이민 생활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의 가장 귀한 식사가 바로 주일 친교 음식이었습니다. 우리의 애환이 담겨 있고, 우리의 삶이 담겨 있는 김치는 추억의 음식이자 미국 땅에서도 우리의 식탁을 지키는 소중한 음식입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김치와 다음주에 준비할 음식들은 모두 어려움을 당한 우리 이웃을 위한 우리들의 헌신이고, 사랑입니다. 몸도 피곤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이 수고가 지금 어디에선가 간절히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소망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이제 오늘 예배와 친교를 마친 후에는 그동안 수거했던 물건들을 정리합니다. 바쁘시더라도 남아서 함께 준비하는 일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
이번 바자회를 준비하면서 음식을 만들 때에도, 물건을 가져오고 정리할 때에도 함께 기도하며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마음이 우리의 신앙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과정은 참 힘이 듭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 가장 본질적인 것은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는 거룩한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들의 이 거룩한 여정에 주님이 동행하시고, 우리는 주님의 계획 하심 아래 걸어가는 것임을 믿습니다. 다음 주에 있을 바자회를 위해서 힘껏 기도해주시고, 동참해 주셔서 우리들의 아름다운 사역으로 영원히 기억되는 바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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