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고등학교에 입학한 동현이는 학교의 마칭밴드부에 들어갔습니다. 너무나도 더웠던 7월, 입학을 하기 전부터 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는 그늘 하나 없었고, 마칭밴드부원 아이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하루에 6시간씩 연습을 했습니다. 물론, 가을학기가 시작 되면서는, 일주일에 한번 아침 7시부터 한시간 연습을 하고, 매 주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씩 연습을 했습니다. 저는 동현이가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자세히는 모릅니다. 단지, 불평 없이 힘든 연습을 해 내는 것이 그저 대견했을 뿐이었습니다. 하루는 동현이가 샤워를 하고 나오는 데, 신발을 신었던 발만 하얗고, 나머지는 시커멓게 탄 것을 보았습니다. 지난 여름과 매주일 얼마나 힘든 연습을 했을지 동현이 몸이 저에게 말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학교 웹사이트에 마칭밴드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 데, 소개글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그곳에 보면 마칭밴드를 통해서 ‘팀워크, 인내심, 시간 관리, 책임감, 헌신, 자부심’을 배우고, ‘무엇보다도 재미를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성장 뿐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개인적인 목표로 소개하면서, 마지막으로 ‘성공은 점수나 상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정 중에 겪은 경험을 통해 얻는 것입니다. 역경과 도전을 극복하는 것은 인격과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라고 적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마칭밴드 연습에 참여하는 것 부터가 도전입니다. 고등학생들이 시간을 맞춰서 더운 여름에 연습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하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같은 목표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여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한번도 연습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여해주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몇 주전부터 그동안의 연습을 뽐내는 마칭밴드 토너먼트를 매 주말 지역을 돌아가며 구경하고 있습니다. 근사한 마칭밴드 옷을 입고, 친구들과 여름 내내 연습한 오와 열을 맞추며 이동하는 모습이 참으로 멋졌습니다. 한두번 연습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리를 바꾸고, 악기를 연주하고, 리더의 손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여러 지역의 고등학교 마칭밴드부가 각각 숫자도 다르고 실력차이도 있었지만,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값진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 공연을 마친 동현이에게 ‘동현아, 정말 힘들었겠다.’ 라고 말했더니, 하나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아니, 저렇게 힘들어 보이는데, 재미있다니!’
놀라기도 했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 속에서 스스로 성장함을 느끼고,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재미를 발견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똑같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 속에서 주시는 은혜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실패와 성공을 떠나, 과정 중에 임하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베다니 성도 여러분, 우리의 신앙의 여정도 과정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과정 가운데 우리의 노력을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감사의 계절을 맞이하며, 올 한해동안 수많은 과정 속에서 우리와 동행하셨던 하나님께 감사하며, 인생이 재미있다, 할 만하다~라는 고백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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