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도추모주일(All Saints Day)입니다. 감리교 운동의 창시자였던 존 웨슬리 목사님은 성도추모주일을 기념하셨습니다. 1767년 11월 1일의 일기에서 존 웨슬리 목사님은 성도추모일을 가리켜서 “내가 정말 사랑하는 축제"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1788년의 같은 날에는, “이날은 내게 늘 편안함으로 다가온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내가 이상하게 사랑하는 날" 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성도추모주일은 우리보다 먼저 하나님 품으로 가신 믿음의 선배들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날입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없이는 지금 우리의 모습도 없습니다. 특별히 이민 교회에서 신앙의 선배들은 기초를 마련하고, 교회를 건축하고, 2세들의 신앙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셨던 분들이셨습니다. 90년대 초반에 이민 오셨던 외할머니는 작년에 하나님의 품으로 가셨는데, 외할머니의 묘는 샌디에고에 있는 가족추모공원에 있습니다. 특별히,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외할아버지의 유골을 화장하여 한국으로부터 가지고 와서 함께 합장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을 먼저 하나님 품으로 보내시고, 홀로 이민 생활을 하셨던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언어의 어려움과 타지에서의 삶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유학하러 온 손자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고, 저 또한 할머니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잘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성도추모주일은 먼저 가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됩니다. 우리도 그분들처럼 살겠다는 의지와 결단이 필요한 주일입니다. 우리는 디모데 후서 2장에 나오는 ‘부끄러움 없는 인정받은 일꾼'의 모습으로 늘 성화되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스데반 같은 용기를 가지고 순교의 마음도 품어야 합니다. 빌립처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복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결단도 있어야 합니다. 종교개혁자 루터처럼 썩어가는 교회와 교단에 대항하여 싸울 수도 있어야 합니다. 암울한 영국 사회를 바라보며 눈물 흘리며 기도했던 존 웨슬리 목사님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고, 외칠수도 있어야 합니다. 저는 성도추모주일을 준비하며, 우리 성도님들의 삶이 모범이 되고 교훈이 되는 삶이 펼쳐지도록 기도했습니다. 우리의 삶에 풍성한 은혜는 우리의 죽음 이후 허다한 무리가 품는 소망이 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경주를 하고 있는 우리를 응원하는 하늘의 모습이 매 주일 드리는 우리의 예배 가운데 펼쳐지게 될 줄 믿습니다.
사랑하는 베다니 성도 여러분. 먼저 하나님에 품에 안기신 분들을 기억하며, 그분들께 감사하고, 그분들이 주신 사랑과 헌신에 응답하는 거룩한 삶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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