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25 마음으로 드린 헌금
- Bethany UMC Hawaii
- 5월 24일
- 2분 분량

며칠 전, 저의 페이스북에 뜻밖의 사진 한 장이 올라온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오늘”이라는 제목과 함께 올라온 그 사진은 바로 7년 전, 동현이가 어느 주일에 드렸던 헌금 봉투였습니다. 봉투에 적힌 금액은 숫자 1 다음에 0이 족히 열두 개는 붙어 있었습니다. 아마 어린 동현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숫자를 쓴 것 같았습니다. 현실적인 금액은 아니었지만, 숫자보다 더 큰 감동은 헌금 봉투에 적힌 이름이 '동현'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개척교회를 섬기는 저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었던 어린 마음이었겠지요. 아니면 그저 순수한 장난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때, 그 헌금 봉투를 보며 액수보다 더 큰 사랑을 느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아빠, 나는 알아요. 교회가 어렵다는 걸요.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하고 싶어요"라는 무언의 고백이었습니다. 개척 교회의 삶은 늘 불안정하고 조심스러웠습니다. 감사하게도 미국교회를 빌려 예배는 드릴 수 있었지만,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관계가 나빠질까, 혹시나 예배당 사용에 문제가 생길까, 건물의 조명 하나, 의자 하나도 조심스럽게 다뤄야 했습니다. 그런 긴장 속에서 살아가던 그 시절, 아들의 장난 같은 헌금 봉투는 하나님이 주시는 깊은 위로였습니다.
개척사역은 외로운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돈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작은 자의 마음’으로 세워집니다. 동현이의 봉투는 저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지금 여기, 우리의 삶 가운데, 우리의 자녀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종종 "우리는 작고, 가진 것이 없고, 상황도 어렵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십니다. 하나님의 일은 거대한 건물이나 큰 예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드리는 장난 같은 헌금 봉투에서도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 마음을 보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우리 교회는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마음까지 가난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의 중심을 보시며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서로의 짐을 나누고,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며, 함께 걸어가는 '영적 가족'입니다. 우리는 고난을 이겨내는 가족입니다. 외롭지 않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며, 함께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런 공동체를 통해 임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꿈을 크게 가지십시오. 마음을 넓히십시오. 그리고 옆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십시오. 그곳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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